가성비를 넘어 프리미엄으로! 에디파이어 ES300 포터블 스피커
에디파이어(Edifier)라는 브랜드는 이제 국내 오디오 시장에서 꽤나 친숙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북쉘프 타입의 MR4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 제품들이 소개가 되었지만 가성비 제품들이 주를 이루다 보니 사용자들에게는 보급형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는 편이죠. 이번에 소개하는 ES300 기존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게 가격이 조금 나가는 포터블 스피커입니다. ES300은 블루투스와 와이파이(Wi-Fi)를 통한 무선 연결뿐 아니라 유선(USB, AUX)으로 연결할 수 있어서 블루투스 스피커가 아닌 포터블(Portable)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에디파이어 ES300은 블랙 / 화이트 두 가지 색이 있는데 박스에 있는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스에는 스펙과 스피커의 특징들이 잘 표시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LDAC, 애플 에어플레이에 대한 기능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박스를 개봉하면 스피커와 함께 액세서리 박스를 확인할 수 있으며
액세서리 박스에는 전원 케이블, USB 케이블, 3.5mm AUX 케이블과 3개의 설명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용 설명서는 다국어 버전으로 되었는데 한글 설명이 빠져 있는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ES300의 전원은 Type-C나 외장 어댑터가 아닌 8자형 AC 전원 케이블로 연결이 됩니다. 이런 방식은 사용하는 국가에 따라 케이블을 편리하고 교체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원하는 길이에 맞게 구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USB-A to A 타입의 케이블은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 연결해서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스피커에서는 보기 힘든 기능입니다.
ES300의 외형은 MDF 재질에 인조가죽으로 마감되었으며 앞쪽에는 메탈(알루미늄) 재질의 그릴로 깔끔한 편이라 인테리어로 소품으로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블랙도 깔끔하지만 저는 화이트를 강추합니다.)
앞쪽 그릴에는 에디파이어 펜던트가 부착되어 있으며 뒤쪽으로는 여러 가지 단자와 에어 덕트가 양쪽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ES300과 같은 제품은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제품은 아니지만 포터블이라는 이름에 맞게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별도의 스트랩이나 손잡이가 따로 없다는 점이 아쉽더군요. 양쪽에 있는 덕트보다 조금 크게 공간을 마련했다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뒤쪽에는 전원과 함께 USB / AUX 입력 단자가 있습니다.
ES300의 특징 중 하나인 상단 패널은 노브(knob)가 아닌 터치 패널을 장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터치보다는 노브가 달려있는 걸 좋아하지만 저와 반대로 터치를 더 좋아하는 분들도 있을 테니 이 부분은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좀 나뉠 거 같네요.
바닥에는 실리콘 받침대가 양쪽으로 크게 자리 잡고 있으며 사각형 부분으로는 LED가 표시가 됩니다.
ES300의 무게는 보기보다 좀 더 나가는 편으로 마샬 킬번보다 1kg 이상 더 무겁습니다.
왼쪽부터 LED 밝기 조절, 전원, 이전 트랙, 재생/일시정지, 다음 트랙, 볼륨 조절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위쪽 5개의 LED로 스피커의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원 버튼만 유일하게 물리버튼으로 되어있고 나머지는 모두 터치로 동작합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디자인은 상당히 잘 뽑았다고 생각됩니다. (화이트로 사세요. 두 번 사세요. ^^)
전원 버튼을 1-2초가량 누르면 스피커의 켜고 끌 수 있으며 상단 패널 역시 흰색으로 표시가 됩니다. 재생 기능과 관련된 터치 부분은 음각으로 되어 있어서 확실하게 구분이 되고 있으며
양쪽에 있는 LED, 볼륨 조절 터치 센서의 감도와 정확도 역시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스피커가 켜진 뒤 전원 버튼을 짧게 한 번씩 누르면 블루투스 / AUX / USB / Wi-Fi로 입력 모드를 바꿀 수 있으며 블루투스 모드에서 재생 버튼을 2초간 길게 누르면 스피커는 페어링 모드로 진입해 다른 기기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연결은 기본적으로 SBC, AAC 코덱을 사용하지만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음질 우선을 선택하면 고음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LDAC 코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기를 처음 연결하게 되면 멀티 포인트뿐 아니라 멀티 페어링도 되지 않는데 이는 기기가 아닌 앱에서 따로 설정을 해주어야 하니 안된다고 놀라지 마세요. ^^
3.5mm AUX 케이블을 연결하면 자동으로 재생 모드는 AUX(초록색 LED)로 바뀝니다. AUX 케이블을 제거하면 재생 모드 이전이 아닌 블루투스 모드로 변경이 됩니다.
빨간색 LED로 표시되는 USB 모드에서 USB 메모리는 연결해도 재생되지 않습니다.
USB 케이블로 데스크톱이나 노트북과 연결하면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ES300은 전용 앱으로 스피커를 활용할 수 있는데 에디파이어 홈(Edifier Home) 앱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전 이름을 꼭 확인하세요.) 앱을 설치하고 나면 기기를 등록해야 하는데 이 과정은 블루투스가 아닌 와이파이(2.4GHz, 5GHz)로만 등록이 되며 블루투스 모드에서는 앱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에어플레이를 위한 와이파이 기능은 당연하겠지만 와이파이가 없는 장소나 실외에서는 블루투스 연결로 앱을 사용할 수 없다는 건 큰 단점이라 생각합니다. 추후 앱이나 펌웨어를 통한 수정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앱에서는 4가지의 연결 모드를 손쉽고 빠르게 변경할 수 있으며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기 상태에서는 멀티페어링도 사용할 수 없지만 앱 설정에서 멀티포인트 기능을 활성화하면 스마트폰 두 대에서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데 멀티포인트를 사용하면 LDAC 코덱을 사용할 수 없으니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AAC 코덱 사용) 이건 대역폭의 문제로 이 두 가지를 모두 지원하는 블루투스 기기(스피커, 헤드폰, 이어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스피커의 전원을 끄거나 공장 초기화를 할 수 있습니다.
Classic / Monitor / Game / Vocal 4개의 프리셋과 함께 사용자 EQ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프리셋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으며 모니터는 고음을 조금 낮추고, 게임은 고음을 조금 더 증폭시키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용자 EQ는 6개의 밴드로 0.5dB 단계씩 -3.0dB ~ +3.0dB까지 총 12단계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볼륨은 2 단위로 최대 30까지 올릴 수 있는데 거실에서 사용하더라도 12를 넘어가면 가족들의 눈치나 등짝 스매싱을 당할 수 있으며 야외에서는 16~18 정도로 충분한 음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애플 기기를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에어플레이를 통해서 스테레오를 각각 분리해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눈뽕 수준의 화려한 RGB는 아니지만 은은하게 나타나는 LED는 스피커가 켜져 있는 용도로 활용하기에는 좋은 편입니다. LED는 노란색, 흰색 모두 약간 붉은 끼가 도는 편입니다.
ES300 포터블 스피커의 성향은 보통 말하는 웜틸트 성향으로 저음의 양감이 많은 편이었지만 중고역대가 마스킹이 되는 현상을 잘 억제하였으며 현악기의 소리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100Hz 이하의 극저음까지도 잘 표현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느껴지는 저음 역시 단단한 저음보다는 묵직한 저음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소리였습니다. 빠르고 강하게 울리는 킥 드럼보다 두툼한 현악기 소리의 표현이 좀 더 좋았습니다.
보컬 대역이 강하게 표현되는 소리는 아니지만 보컬의 음상이 한 발 정도 나오는 편으로 딱히 음악의 장르를 가리지는 않았으며 치찰음 대역은 전혀 거슬리지 않게 잘 다듬어져 있었습니다. 보컬의 위치와 악기에 대한 음상은 전반적으로 잘 잡혀있었지만 좌우 스테레오 이미지는 그리 넓지 않았습니다. 이건 스피커의 크기와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좌우가 아닌 전체적으로 고르게 넓게 퍼지는 편이었습니다.
ES300은 4인치 드라이버가 가운데에 1.25인치 트위터는 양쪽으로 두 개가 장착이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4인치 드라이버가 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음이 다소 많은 편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았으며 중고역대까지의 소리도 잘 표현해 주어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으로 장르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소리의 양감(볼륨)이 좋은 편이라 집안 거실이나 작은 크기의 매장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으며 에어플레이 2를 활용한다면 두 개의 스피커를 하나로 묶어서 더욱 유용하게 쓸 수 있겠죠. 추가로 스펙상 최대 12시간으로 재생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일주일간 테스트를 해보니 12시간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에디파이어의 ES 시리즈는 ES20, ES60, ES300 3개가 있으며 모두 비슷한 모습의 패밀리 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한 ES300은 가장 형님인 상위 제품으로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였으며 4인치 드라이버를 장착해서 묵직한 저음으로 매력적인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사용자들에게 에디파이어는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가성비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이번에 소개한 ES300은 30만 원으로 저렴한 가격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소리까지 생각한다면 충분히 매력이 있는 제품이었으며 기존의 가성비라는 부분을 넘어 프리미엄의 고급스러운 영역까지도 포함하는 스피커였습니다. 거실뿐 아니라 작은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