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SHURE)라는 이름은 오디오 전문가나 하이파이 마니아가 아닌 일반 사용자에게도 친숙한 브랜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슈어의 마이크를 가장 좋아하고 이어폰 역시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제품은 마이크나 이어폰이 아닌 헤드폰으로 기존에 있던 SRH840 제품을 새롭게 리뉴얼해서 출시된 SRH840A 모니터링 헤드폰입니다. H/W나 주변기기에서 게이밍이란 단어가 자주 쓰이듯이 음향기기 쪽에서 "모니터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게 유행인 거 같습니다. 전 이런 수식어를 좋아하지 않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간다면 모니터링 단어 앞에는 "스테이지 / 스튜디오"의 구분이 중요합니다. 슈어 SRH840A는 스테이지가 아닌 스튜디오용 모니터링 헤드폰입니다. 새롭게 바뀐 SRH840A헤드폰은 과연 모니터링이라는 이름에 잘 맞는 제품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박스의 전체적인 크기는 살짝 큰 편이고 사진처럼 이어 패드가 회전(스위블)하는 방식임을 할 수 있습니다. 박스에는 제품의 구성품이나 스펙 그리고 특징들이 자세하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박스 위쪽으로는 공식 유통 제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봉인 스티거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유명 브랜드는 다 비슷하겠지만 슈어 제품 역시 가품(짝퉁)이 많은 편이라 되도록이면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하는 게 좋습니다. 가격 차이가 심한 쇼핑몰이나 알리 같은 곳에서 구입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나 마이크(SM57, SM58) 제품은 유독 심한 편이라 더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유선 제품이라 별다른 설명서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박스 위쪽에는 제품의 사용 방법(케이블 연결)에 대해 그림으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헤드폰, 파우치, 보증서, 탈부착이 가능한 케이블과 6.3mm 변환 잭(젠더)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어폰도 그렇지만 헤드폰을 들을 때는 너무 큰소리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다른 감각 기관처럼 청각 역시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특히나 나이가 어린 학생들은 더더욱 신경 써주세요.
하드 타입의 케이스는 아니지만 헤드폰을 보관할 수 있는 파우치가 포함되어 있어서 이동할 때나 보관할 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드 타입의 케이스가 추가되었으면 더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긴 합니다. ^^)
SRH840A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이 케이블입니다. 탈부착이 된다는 점은 같지만 이번에는 코일이 아닌 일반적인 케이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m의 길이라서 바깥에서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편이니 별도 판매되는 코일형 케이블을 구매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양쪽 3.5mm 커넥터 부분은 굵기에서도 조금 차이가 납니다. 작은 쪽은 헤드폰과 연결이 되며 돌기가 있어서 방향에 맞추어 연결을 해야 됩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도록 스크루 방식의 1/4"(6.3mm) 변환 젠더(잭)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일단 디자인만큼은 확실하게 업그레이드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무광 블랙으로 깔끔한 느낌에 Gold로 포인트를 주었는데 제법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더군요.
이전 제품은 안쪽으로 접히는 틸트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번 신형은 접히지 않는 대신 이어 컵이 좌우로 회전하는 스위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항상 휴대를 해야 하는 제품이라면 크기가 작아지는 틸트 방식이 좋겠지만 착용감에 있어서는 스위블 방식이 좀 더 좋겠죠. 슈어에서는 휴대성보다는 착용감에 좀 더 무게를 두었다고 생각됩니다. 추가로 이어 컵의 회전이 정말 부드럽게 됩니다. 단순히 돌아가는 수준이 아니라 좋은 베어링을 장착한 느낌처럼 이렇게 부드럽게 돌아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착용감에 중요한 부분인 무게는 273g으로 측정이 되었습니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일반적인 무게지만 실제 착용해보면 측정된 무게보다 좀 더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인조가죽으로 된 패드는 적당한 탄성을 가지고 있어서 귀에 닿았을 때 불편하지 않았으며 내부 깊이도 적당한 편이라 외부 소음을 어느 정도 차단시킬 수 있습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어서 실외에서 사용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실내에서 음악을 듣거나 작업을 할 때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어 컵 부분의 슈어 로고처럼 밴드와 힌지 부분에도 금색(gold)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0 ~ 9까지 총 10단계로 길이 조절을 할 수 있으며 길이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저는 좌우로 머리가 좀 큰 대두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제일 마지막인 8, 9 정도로 해야 맞더군요. 평소 본인이 머리가 많이 크다라고 생각한다면 청음샵에서 미리 착용을 해보는 걸 권해드립니다. 제가 머리도 크지만 귀도 크고 귓바퀴가 좀 단단(?)한 편이라 좌우 장력에 좀 예민한 편인데 다행히 장력 때문에 귀가 아프거나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길이를 많이 늘려서인지 밴드가 정수리에 닿는 느낌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정수리가 눌려서 불편한 건 아니지만 좌우 장력처럼 이 부분 역시 제가 좀 예민한 편이라 좀 거슬리더군요. 저와 다르게 머리가 작은 분들이라면 이런 느낌은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부럽네요. ㅜㅜ)
케이블과 함께 이어 패드도 분리가 가능하며 별도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헤드폰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구매할 때 꽤 중요한 부분이죠. 정말 마음에 드는 헤드폰인데 이어 패드가 삭아서 김가루처럼 떨어져도 계속 사용하거나 아예 헤드폰을 새로 사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를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커넥터에 케이블을 연결하게 됩니다. 커넥터에 돌기가 있어서 좀 더 단단하게 고정이 되는 방식이다 보니 케이블을 분리할 때 사진처럼 스크레치가 날 수 있습니다. 케이블을 장착하면 보이지 않는 곳이라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이런 부분까지 신경 쓰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예민한 분들이라면 케이블을 분리할 때 좀 더 조심해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헤드밴드에는 SHURE 로고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유선 헤드폰을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이렇게 케이블 보관이 가능한 스탠드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게임용 헤드셋은 아닌데 음감용 헤드폰은 이렇게 원목으로 된 스탠드가 잘 어울리는 거 같습니다. ^^
이번 테스트에는 V50, 아이폰, 아이패드와 DAP를 이용했습니다. SRH840A 헤드폰은 40Ω(옴)의 저항으로 별도의 헤드폰 앰프가 없어도 충분한 볼륨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딱히 기종을 가리지 않고 여러 가지 기기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에서는 해당이 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헤드폰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확인을 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높은 임피던스를 가진 제품이라면 별도의 헤드폰 앰프 없이 바로 연결하게 되면 일반적인 볼륨으로는 음악(소리)을 들을 수 없습니다.
소리에 대한 디테일한 평가를 내리기 전에 일단 결론부터 내린다면 이건 정말 추천합니다. 난 평소에 헤드폰이 너무 불편하거나 특정 대역의 소리가 강조된 제품을 좋아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꽤 만족할만한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20만원 초반의 가격에서 이렇게 다양한 음악이나 환경에서 사용할 때 만족도가 높은 제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제가 헤드폰을 좋아하는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이건 정말 강력하게 추천을 할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저음이 많이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단단하게 잘 울려줘서 킥이나 베이스의 소리가 상당히 잘 잡혀있었습니다. 음악의 장르를 막론하고 이 두 개의 소리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 이 저음이 적어지면 전체적으로 소리가 심심해지고 반대로 과하다면 중고역대의 소리에서 마스킹이 많아져서 밸런스가 무너지게 됩니다. 킥이 울려야 되는 순간에는 적당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으며 베이스가 필요한 순간 역시 적당한 볼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음이 과하지 않기 때문에 중고역대의 소리 역시 마스킹되지 않으며 기타나 피아노와 같은 악기와 보컬 역시 구분감이 상당히 잘 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노래뿐만 아니라 대사가 중요한 드라마나 유튜브 혹은 강의를 주로 듣는 학생들에게도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추가로 방송이나 녹음을 하는 분들은 마이크의 모니터링 단자로 현재 녹음되는 상태를 확인하는데 이런 분들에게도 추천을 할만한 제품이었습니다. 특정 대역이 부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과하지도 않아서 현재 수음되는 소리를 확인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상당히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이햇이나 크래쉬와 같은 높은 음역대의 분리도 굉장히 좋은 편이었으며 저음과 마찬가지로 필요한 부분만 적당하게 울려주는 편이라 현란한 드럼이나 바이올린 연주를 들어도 피로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중고역대를 잘 들려주는 제품을 좋아해서 AKG K702를 가장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데 바이올린 연주를 오래 듣게 되면 귀가 좀 피로해지는 느낌을 받는데 SRH840A는 이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는 고음역대가 많이 울리는 바이올린 소리나 연주곡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
SRH840A는 밸런스가 좋은 편이지만 소리의 잔향 역시 적당하게 잘 마무리가 되는 편이었습니다. 잔향은 너무 많으면 소리가 산만하거나 지저분하게 느껴지고 너무 없다면 세팅이나 편집을 잘못한 것처럼 굉장히 부자연스럽고 인위적인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런 부분이 잘 잡혀 있었습니다.
1/4"(6.3mm) 변환 잭으로 사운드 블라스터의 ACM과 연결해서 컴퓨터에서 사용을 했습니다. 음악을 들을 때도 보컬이 확실하게 가운데에 위치하고 각각의 악기의 분리도와 함께 이어폰에서는 느끼기 힘든 정위감 역시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좌우 스테레오 이미지는 엄청 넓은 수준은 아닌 일반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악기의 분리도나 정위감이 좋은 헤드폰은 음악뿐만 아니라 게임에서도 상당히 좋은 효과를 보여줍니다. 특히 FPS와 같이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해야 하는 게임을 하는 분들이라면 게이밍 헤드셋뿐만 아니라 이런 음향 기기들도 꼭 사용해보길 바랍니다. PC와 연결해서 사용할 때는 게임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이 영상을 볼 때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소리를 들려주는 음향기기들은 모든 게 다 좋을 수가 없는 어찌 보면 선택과 집중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기기입니다. 어떤 제품들은 풍부하고 강력한 저음을 또 다른 제품은 밝은 느낌의 소리에 최적화로 차이점을 두게 됩니다. 물론 저역대부터 중고역 그리고 초고역대까지 확실하게 들려주는 헤드폰이나 스피커도 있지만 이런 제품들은 일반 사용자들이 구입하거나 사용할 수 있을만한 가격대를 훨씬 넘어서게 됩니다.
SRH840A 헤드폰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적당한 소리"였습니다. 이 "적당하다"라는 말이 좋거나 나쁨 모두를 표현할 수 있지만 제 느낌은 좋은 의미로의 "적당함"이었습니다. 킥이 울려줄 때는 과하지 않게 적당한 수준으로 크래쉬의 강렬함이 필요할 때는 귀가 피로하지 않을 만큼의 적당한 고음을 들려주었습니다.
이런 적당함은 음악을 들을 때도 좋은 효과를 보여주었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감상할 때 역시 충분한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 않은 성향이라 레코딩이나 편집을 하는 제작자들에도 좋은 선택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추가로 마이크나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 모니터링 기능을 자주 사용하는 스트리머나 영상 제작을 하는 분들에게도 추천을 할 수 있을 만큼 전 대역의 소리가 고르게 들리는 편이었습니다.
보통 "모니터링 = 플랫한성향"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 제품은 플랫한 성향은 아니라고 느껴지더군요. 각각의 대역에 필요한 만큼의 적당한 양념이 들어간 헤드폰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K702처럼 밝게 채색된 느낌보다는 좀 더 두툼하고 따뜻한 느낌의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가격을 생각한다면 성능(소리)에서는 딱히 단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만족스러운 제품이었으며 단점을 일부러 찾자면 제 머리가 좀 큰 탓에 헤드 밴드가 정수리가 닿는 느낌 정도였습니다. 사실 이 부분도 정수리가 눌려서 불편하기보다는 그저 닿는 느낌이 신경 쓰이는 수준이라 외형이나 기능적으로 다른 단점이 있다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이 정도라면 기존 제품을 사용해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업그레이드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품의 장단점으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장점
1. 깔끔한 디자인
2. 별도로 구매할 수 있는 분리형 케이블과 이어 패드
3. 여러 가지 환경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잘 정리된 소리
4. 성능 대비 좋은 가격
단점
1. 밴드가 정수리에 닿는 느낌 (머리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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