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차이파이라고 부르는 유선 이어폰들은 가성비를 위주로 출시됐지만 이제는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선 좋은 소리와 특별한 기능들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EPZ P50 역시 기존의 하이브리드 타입을 뛰어넘어 서로 다른 3개의 드라이버를 사용한 이어폰으로 꽤나 신선한(?) 느낌을 주는 제품입니다.
박스에는 제품의 스펙과 함께 주파수 특성(Frequency Response)이 표시되어 있으며 P50의 가장 큰 특징인 3가지 타입의 드라이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EPZ P50 구성품은 제품의 가격에 맞게 다양한 편이었으면 패키징 역시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어서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실제 구입하고 언박싱을 하는 손맛 역시 무시할 수 없겠죠. ^^)
하드 케이스는 이어폰을 보호하기에는 충분하며 만듦새 역시 좋은 편으로 무선이 아닌 유선을 고집하는 사용자에게는 추가적인 감성 부분을 요구하는데 이런 부분들을 만족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3D 프린터와 알루미늄 재질의 하우징은 애즈락의 타이치 메인보드의 톱니바퀴가 생각나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보다는 남성 사용자들이 더 좋아할 거라 생각되는데 개인적으로는 10점 만점을 주고 싶네요. 일반적인 커널형이 아닌 세미 오픈형으로 단순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우징의 디자인만큼이나 은도금 케이블 역시 만듦새가 상당히 좋은 편으로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이 훨씬 더 고급스러웠습니다.
L자형 커넥터는 SUS 304로 일반적인 카본 스틸(CS)보다 단가는 훨씬 높은 재질이며 변환 젠더가 아닌 모듈 타입의 3.5mm / 6.3mm 커넥터 역시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어폰 유닛은 보기보다는 가벼운 무게로 실제 착용감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실리콘 재질의 이어 팁은 총 12개로 항아리 모양과 우산처럼 아래로 커지는 두 가지 타입이며 각각 세 개의 크기로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항아리 타입이 조금 더 좋았습니다.)
CNC로 가공한 알루미늄 하우징은 항공 등급으로 디자인뿐 아니라 무게와 내구성에 있어서도 훨씬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이 대세가 된 지 한참 되었지만 유선 이어폰은 나름대로 그 시장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편리함보다는 성능(음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용자들 역시 꾸준하게 그 수요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특히나 귀 건강이 좀 더 좋은 젊은 세대일수록 데스크톱보다는 노트북이나 맥북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런 환경에서는 고음질을 즐길 수 있는 유선 이어폰이 더욱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EPZ P50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3종류의 드라이버(다이내믹 + 밸런스드 아마추어 + 평판형)의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이내믹과 BA 드라이버를 사용한 하이브리드 이어폰은 제법 많은 편이지만 P50처럼 3개의 조합인 트라이브리드 조합은 아직까지는 드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드라이버의 구성이라면 각각의 장점들이 어우러져 소리에서 좀 더 좋은 효과를 거둘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다른 특성들을 알맞게 조합하는 건 기술적으로도 꽤나 어려운 부분입니다. 같은 드라이버 여러 개를 사용하더라도 서로 간의 간섭을 피하기 위한 크로스오버(crossover) 설계는 난이도가 있는데 특성이 전혀 다른 드라이버라면 이런 난이도는 더욱 높아지겠죠.
P50을 테스트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트라이브리드 설계로 인한 각각의 조화였는데 특정 구간에서 롤오프 되거나 간섭되는 부분이 느껴지지 않은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라이브리드 조합의 이어폰이 처음이라 큰 기대를 가졌음에도 이런 기대보다 훨씬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오픈형 특유의 개방감에서 오는 자연스러움도 좋았고 저음과 극저음 대역의 감쇄는 생각보다 적은 편이었습니다. 이어폰 구조상 누음이 좀 있는 편이라 조용한 실내에서는 어느 정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반적인 오픈형 이어폰이라기보다는 오픈형 헤드폰에 좀 더 가까운 편이라고 생각하면 좋을거 같네요.
세미 오픈형의 구조로 강한 타격감보다는 전체적인 밸런스를 추구하는 사용자들에게 잘 어울리는 제품으로 보컬의 표현력이 상당히 좋았으며 무엇보다 드럼 연주의 스네어, 하이햇의 금속 악기에서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 잘 잡혀 있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뭉치면서 과장되지 않은 저음 / 깔끔하면서 명료한 보컬 / 거슬리지 않는 고역대의 금속 악기음으로 감상용뿐 아니라 모니터링으로도 사용해도 충분할 거라 생각합니다.
P50은 알루미늄 하우징의 디자인과 만듦새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리까지 모두 다 만족스러운 제품으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더 만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20만 원 후반대의 가격은 입문자들 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음감의 즐거움을 느끼는 사용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어폰이었습니다. 세미 오픈형의 구조라 비트가 강한 타격감을 원하거나 소리가 외부로 새는 누음이 꺼려지는 분들이 아니라면 딱히 호불호가 나뉘지 않고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이어폰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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