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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음향 기기

뒤끝없이 깔끔하게! 키위이어스 카덴자(Kiwi Ears Cadenza) 이어폰

블루투스 방식의 TWS 이어폰의 편리함 때문에 유선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시장은 금방이라도 없어질 거 같았지만 꾸준하게 사용자들을 확보해가고 있습니다. 유선은 음질로만 승부하는 아주 고가의 Hi-Fi 제품들만 살아남을 거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나 사용자들도 있었지만 이 역시 예상과는 보급형 라인의 제품들도 꾸준하게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차이파이로 불리는 중국산 제품들이 보급형 라인에 진출을 한 뒤로 뛰어난 가성비를 가진 이어폰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카덴자 이어폰 역시 4만원 후반대로 보급형 시장을 노리는 차이파이 제품입니다.

 

키위이어스 브랜드는 이번에 처음 써봤는데 각종 카페에서는 입소문이 제법 많이 퍼져있더군요. 요즘은 여러 개의 BA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게 유행이지만 카덴자는 10mm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한 개가 사용되었습니다. 

 

 

 

 

 

박스는 비닐로 전체 밀봉이 되어있으며 이어폰의 스펙과 함께 네 가지의 컬러(레드, 블루, 그린, 퍼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받은 제품은 레드입니다.)

 

 

 

구성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9세트(총 18개)의 이어팁 이었습니다. 4만원 후반대의 보급형 라인에서는 이렇게 많은 이어팁을 넣어주는 경우는 보기 힘든 편인데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손으로 눌러보니 색별로 이어팁의 내부 기둥의 밀도(탄성)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지만 소리적인 부분에서는 차이점이 없었습니다. 기본 이어팁이지만 이어폰에 장착하기가 정말 힘들더군요. 분리는 괜찮지만  3종류의 이어팁 모두 장착이 정말 힘들어서 교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사용해 본 이어폰 중에서 가장 힘들었습니다.)

 

 

트위스트 방식으로 꼬여있는 케이블이라 무게도 가볍고 터치 노이즈에서도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3극 커넥터는 일자가 아닌 "ㄱ"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커넥터 길이는 길지 않아서 스마트폰에 사용 시 케이스의 종류에 따라서 완전히 밀착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색으로 구분이 가능한 이어팁은 소리에서는 차이점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차이점이 없다면 굳이 9세트의 이어팁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종류를 줄이고 전용 케이스를 케이스를 넣어주는 게 좀 더 좋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죠.

 

 

이어폰의 하우징은 의료기기 등급의 레진이 사용되었으며 크기가 약간 큰 편입니다. 귓구멍의 바깥쪽(이도)을 거의 채우는 편이지만 무게는 보기보다는 가벼웠으며 오버 이어 방식의 특징 때문에 착용감이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Kiwi Ears라고 각인되어 있는 부분이 오른쪽인 줄 알았는데 케이블을 연결하려고 보니 이게 왼쪽이더군요. (이어폰이나 헤드폰에서는 오른쪽에 빨간색이나 다르게 표시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드라이버는 베릴륨으로 코팅이 되어있는데 재질 때문인지 안정성에 대한 걱정을 하는 분들도 있는 거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수헬리베붕탄질산~~으로 시작하는 주기율표에서 원자번호 4번인 베릴륨(Be)은 위험 물질은 맞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합금형태로도 많이 쓰이고 있는 원료이며 이어폰을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서 코(폐)로 흡입하지 않는다면 인체에 위험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0.78mm의 2핀 커넥터로 되어있어서 다른 이어폰이나 커스텀 케이블에서도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부 그렇지는 않겠지만 보급형에서는 2핀 커넥터가 많이 쓰이고 고급형으로 가면 MMCX가 더 많은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장착하기 편한 MMCX를 좀 더 좋아합니다. ^^

 

 

제품 설명을 보면 "임팩트 있고 어택감이 좋은 저음"이라는 표현이 있어서 킥이나 탐의 저역대가 제법 강할 거라 생각했는데 전 강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타격감이 다른 이어폰에 비해 많이 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제품의 DB처럼 강하지는 않았으며 양감도 많지 않아서 저역대로 인한 보컬이나 중고역대의 소리를 가리는 마스킹은 없었습니다. 고음역대의 표현이 아주 깔끔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4만 9천 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한다면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한쪽으로 많이 치우치지 않은 밸런스를 위주로 한 세팅으로 느껴졌습니다.

 

 

좌우 스테이지는 일반적인 수준이었으며 보컬 역시 특별히 앞쪽으로 많이 나오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각각의 악기가 울리는 위치인 음상의 표현력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TWS 이어폰을 몇 개 테스트하고 있는데 유선으로 바꾸니 이런 표현력이 확실하게 차이가 나네요. 가격 차이가 제법 큰 편임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유선의 장점은 확실하네요.

 

 

카덴자 이어폰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Attack - Decay - Sustain - Release로 표현되는 엔벨로프에서 Decay - Sustain 부분의 속도라고 생각합니다. 어택감도 느리지는 않지만 2 - 3단계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서인지 소리가 늘어짐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은 사용자마다 호불호가 있어서 이런 특징이 어색하거나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첼로 같은 현악기의 잔향이나 울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드럼처럼 빠르게 몰아치는 소리에서는 깔끔함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빠른 비트의 밴드음악에도 괜찮았지만 "아이유 -  가을 아침"과 같은 노래에서도 악기 연주 없이 보컬만 있는 부분이 늘어지지 않아서 상당히 담백하게 느껴지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파워풀한 남성 보컬보다는 맑게 표현되는 여성 보컬의 소리에서 좀 더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친구들의 모임이나 회식에서 가끔씩 술(酒)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술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좋은 술을 이야기할 때는 "뒤끝 없이 깔끔"하다는 표현은 거의 빠짐없이 나오곤 합니다. 술은 잘 못하지만 카덴자를 테스트할 때는 뒤끝 없이 깔끔하다는 이런 표현과 많이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나 늘어지거나 흐릿한 느낌이 아닌 깔끔하게 떨어지는 소리가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3D프린터로 만들어진 이어폰의 디자인 역시 상당히 좋은 편이었으며 크기는 조금 크지만 무게나 착용감 역시 좋았습니다. 이어팁을 장착하는 게 힘들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딱히 아쉬웠던 부분은 없었습니다. 트위스트로 꼬인 케이블로 터치 노이즈가 적었으며 무엇보다 5만원이 안 되는 가격을 생각한다면 입문자분들이나 적당한 가격의 세컨용 이어폰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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