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필수품이었던 mp3 플레이어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가장 먼저 그 자리를 내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질 거라 생각했지만 이전보다 더욱 높은 스펙과 여러 가지 부가 기능의 프리미엄 성능의 DAP(Digital Audio Player)를 출시하며 변화를 이루었습니다. 처음 DAP가 선보일 때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지만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디지털 음원이나 이어폰, 헤드폰이 많아지며 꾸준하게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소니 역시 워크맨(Walkman) 시리즈로 DAP를 꾸준하게 출시하고 있는데 올해 초 ZX-707 / NW-A306 두 가지 제품을 새롭게 선보였으며 이번에 소개하는 제품은 NW-A306입니다. 현재 NW-A45를 사용하고 있어서 외형이나 성능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지 상당히 궁금했는데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NW-A306의 모습과 함께 제품의 스펙과 주요 기능들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기본 메모리 용량은 32GB지만 OS와 필수 데이터로 인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18GB 정도로 추가 공간이 필요하다면 microSD 메모리를 사용해서 용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저장 공간은 무조건 넉넉할수록 좋겠죠. ^^)
제품의 구성운 플레이어 본체와 케이블 그리고 설명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는 리뷰를 위해 대여용으로 받은 제품이라 실제 구매하는 제품과는 구성품에서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현재 NW-A45를 사용하고 있어서인지 저는 이 케이블이 상당히 반갑더군요. 기존 충전과 데이터용으로 사용되는 케이블은 독자 규격인 22핀으로 꽤 불편했는데 A306은 가장 일반적인 Type-C 케이블을 사용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독자 규격이라면 어마어마한 단점이겠죠. ^^)
케이스의 재질은 알루미늄 합금으로 기본적인 만듦새는 상당히 좋았으며 크기나 외형은 NW-A45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뒷면은 물결처럼 굴곡이 있습니다. A45를 사용하면서 스크래치 때문에 별도의 케이스를 사용했는데 A306은 물결무늬로 관리하기는 조금 더 편리할 거 같네요. 외부 충격이나 스크레치가 신경이 쓰인다면 액정 보호 필름이나 케이스를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플레이어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은 오른쪽 측면에, 바닥에는 입출력 단자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A45와 A306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해서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기능을 대부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mp3나 flac와 같이 자체 파일로만 재생할 수 있었던 A45를 생각한다면 피쳐폰 vs 스마트폰의 수준의 엄청난 차이라고 할 수 있죠.
자체 EQ뿐 아니라 기존 SONY DAP에서의 기능들 역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DSEE와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비닐 프로세서 기능이 좋았습니다. 원곡의 소리와 달라지는 샘플링 처리 기능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DSEE Ultimate로 들으면 소리가 조금 더 화사해지고 밝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왜 이렇게 바뀌는 건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상당히 신기했습니다.
왼쪽이 NW-A306이고 오른쪽 초록색 제품이 기존에 사용하던 A45입니다. 전면을 볼 때 액정 베젤에서 차이가 조금 있지만 크기나 전체적인 모습은 거의 비슷한 편이었으며
두께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측면 버튼의 모양과 크기는 조금 더 커진 점은 좋았습니다.
무게는 약 9g 정도 늘어났지만 크기와 무게 모두 좋은 편입니다.
액정의 크기나 화면 구성에서만 조금 차이가 있을 뿐 거의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지고 다닐 때도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라 휴대성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워크맨 전용 앱에서 "테이프 재생 화면 표시"를 선택하게 되면 파일의 태그(tag) 정보가 아닌 원조 워크맨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화면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화면은 단순히 한 개로 고정되는 게 아니라 현재 재생되는 파일의 코덱(음질)에 따라 UCX 46, AHF 46 테이프로 전환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카세트테이프 인터페이스는 정말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40대나 그 이상인 분들이라면 이 화면이 정말 반가울 겁니다.
파일을 재생하면 멈춰있는 화면이 아니라 예전 워크맨처럼 테이프의 릴이 회전하는데 처음에는 이 화면만 멍~~하니 계속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모든 앱에서도 이런 인터페이스나 화면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어플 간에 권한에 대한 부분이 있으니 호환은 힘들거라 생각되네요.
기존에 사용하던 A45와 가장 큰 차이점이자 장점은 자체 플레이어로만 재생하는 게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죠.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고 있으니 스마트폰처럼 다른 앱이나 서비스 역시 모두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범위 역시 스마트폰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밀하게(120단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LG 스마트폰을 좋아해서 G, V 제품들을 계속 사용해 왔는데 가장 큰 이유는 쿼드 DAC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DAP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니 그 차이가 확실하더군요. 소리적인 부분에서의 가장 큰 차이는 보컬이나 고음역대에서 느껴지는 깨끗하고 깔끔한 이미지입니다. 투과율이 좋은 보호 필름이나 강화 유리를 스마트폰에 부착하다가 제거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주로 사용하는 헤드폰은 AKG K702인데 이어폰과 마찬가지로 높은 임피던스는 아니지만 보컬부터 고음역대까지 소리가 마음에 드는 제품으로 특히나 SONY DAP와 상당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DAP로 바꾸어도 저음이 단단해진다거나 양감(볼륨)이 늘어난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보컬이나 악기의 디테일에서는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차이가 정말 경천동지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자주 듣는 음악으로 비교를 한다면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120 단계로 세밀하게 조절되는 볼륨처럼 소리에 대한 디테일을 느낄 수 있으며 이런 디테일은 중고역대의 소리에서 좀 더 확실하게 체감이 됩니다. 사운드 칩셋 자체에서도 변화가 되겠지만 아날로그 회로의 튜닝 차이라 생각합니다.
A306을 테스트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라고 한다면 출력이 3.5mm 하나만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전에 사용했던 A45 역시 3.5mm 한 개뿐이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4.4mm 밸런스를 지원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아마도 ZX7007에 밸런스 단자를 장착해서 어느 정도의 급 나누기를 하려는 목적이었을 거 같은데 그래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니면 형님과는 좀 다르게 헤드폰을 사용할 수 있는 6.3mm 단자를 추가하는 것도 나름 괜찮을 거 같네요. (사실 헤드폰 사용하면서 변환 젠더를 쓰는 게 좀 불편하거든요. ^^)
아직은 DAP라는 기기 자체를 모르는 사용자들이 더 많으며 DAP 기기와 가격을 이야기하면 "그냥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으면 되는 거 아니야?"라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음악을 즐길 수 있지만 NW-A306과 같은 DAP가 있다면 음악을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들을 수 있으니까요. 특히나 괜찮은 유선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더더욱 필요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죠.
요즘 유행하는 꼬다리 DAC도 좋지만 A306과 같은 DAP 역시 그 나름대로의 특성이나 장점이 있어 각각의 방향성이 다른 제품으로 어떤 게 더 낫거나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소고기 vs 돼지고기처럼 각자의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꼬다리 DAC보다는 DAP를 더 좋아합니다.
음악을 듣는 용도로서 스마트폰과의 비교를 한다면 무조건 NW-A306의 압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청음을 해보면 예상보다 더 큰 차이가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퍼포먼스로 따진다면 스마트폰처럼의 빠릿빠릿한 동작이나 속도는 아니니 이런 부분들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할 수도 있으니 구입하시기 전에는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스마트폰이 아닌 A45 VS A306 두 개의 DAP를 비교한다면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만큼 편의성이나 활용도가 높아서 특히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사용자에게는 교체나 업그레이드를 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음원을 위주로 사용을 하는 사용자에게는 큰 이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음원으로 두 개의 기기를 계속해서 비교를 해보았지만 소리에서의 차이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소리에 대한 모든 기능은 끈 상태로 테스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카세트테이프 인터페이스는 너무 매력적이네요.
소니 블루투스 기기(이어폰, 헤드폰)를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전용 앱으로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DAP의 기본 사용은 무선(블루투스)이 아닌 유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고음질의 무선 코덱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하고 좋은 건 맞지만 그래도 무선보다는 유선 기기 사용을 추천합니다. ^^
USB 케이블을 PC나 노트북에 연결하면 외장 DAC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NW-A306를 사용하면 음악이 BGM처럼 내 주위에 깔리는 게 아니라 음악 감상 자체가 주인공이나 메인이 되는 효과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좀 더 집중해서 듣거나 제대로 즐기고 싶은 순간에는 정말 필요한 기기죠. DAP가 가지는 단점 중 하나는 리시버 특히나 유선 이어폰에 대한 뽐뿌가 굉장히 심해질 수 있습니다. 저도 A45를 구입하고 조금 뒤 웨스톤 W40을 장만했거든요. 요즘은 에어팟 프로를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A306 덕분에 느슨해진 유선 기기들에게 긴장감을(?) 줄 수 있었네요.
소니 워크맨(Walkman)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기기를 넘어 그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과 같은 존재로 특히나 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냈던 분들에게는 추억이 있는 물건이죠. 그때는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 워크맨"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한 인기였습니다. 국민학생이었던 저도 워크맨을 사고 싶었지만 당시 일본 제품들은 정식으로 들어올 수 없던 시기라 가격이 상당히 높아서 국내 브랜드인 금성(LG 아닌 골드스타)에서 판매하는 아하(밴드 아님)를 사용했습니다. 주위 친구들도 워크맨을 가진 친구들은 상당히 드물었고 대부분은 대우 요요, 삼성 마이마이 같은 국내 제품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mp3 플레이어를 지나 이제는 음악도 스마트폰으로 듣는 게 대세이긴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사용자들이나 마니아들은 아직까지 전용 플레이어를 고수하고 있으며 시장 역시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NW-A306은 소니에서 가장 막내이긴 하지만 현재 가격 (499,000원)을 생각한다면 일반 사용자들이 선뜻 구매하기에는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DAP는 꼭 필요한 필수품으로써의 접근이 아닌 취미를 위한 약간의 사치품으로 접근을 하는 게 좀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치품이라는 게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요.
A306은 처음으로 DAP를 장만하려는 분들이나 애플뮤직이나 타이달과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기존 제품에서 업그레이드를 하려는 분들에게는 적당한 선택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은 지났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분에게 선물하기 좋으며 무엇보다 그동안 열심히 일한 나를 위한 선물로서도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중급기에 속하는 ZX 라인업의 스펙이나 성능은 더욱 좋겠지만 두 배의 가격이 제 기준에서는 너무 고가의 제품이라 NW-A306이 제일 적당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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