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용자들은 PC나 노트북과 스피커를 바로 연결하지만 조금 더 좋은 소리나 부가 기능을 위해 스피커 이외에 다른 장비들을 추가로 사용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앰프와 패시브 스피커의 조합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이 앰프를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를 따로 분리해서 사용하는 분들도 있죠. 스피커와 앰프에 대한 전문 지식은 없지만 이것들은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제품인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라는 이름은 모르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DAC 혹은 덱이나 닥이라고 부르는 이 제품은 디지털 신호(음원)를 사람이 실제로 들을 수 있도록 아날로그로 변환해 주는 장치로 PC의 사운드 카드가 바로 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운드 카드를 따로 장착을 해야 했지만 요즘은 메인보드에 별도의 칩셋이 내장되어 있고 대부분 리얼텍 제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리얼텍의 내장 칩셋을 사용하지 않고 사운드 블라스터(사블) 사운드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전보다는 시장이 많이 줄어든 거 같습니다. 대신 요즘은 사운드 블라스터 G5, G6와 같은 외장 사운드 카드를 많이 사용하고 있더군요. 외장 사운드 카드 역시 DAC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이며 다른 점이 있다면 외장 사운드 카드는 음장 효과를 통해 음악보다는 게임에서 조금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죠. 이번에 소개하는 iFi Audio ZEN Air DAC는 특정 효과가 아닌 소리 자체에 조금 더 집중을 하는 제품으로 음악 감상에 조금 더 최적화되어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게임이나 영화 감상과 같은 목적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박스 전체는 밀봉이 되어 있고 안내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제품의 구성품은 DAC 본체, iFi 스티커, USB 케이블과 간단 설명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USB 케이블은 A to B 타입으로 파란색이지만 USB 3.0이 아닌 2.0 케이블인데 530mm 정도로 길이가 짧은 편이라 사용하기에는 좀 불편하니 최소 1m 이상으로 케이블을 따로 구매하는 걸 추천합니다. 다른 USB 케이블과는 달리 Type-B의 경우 USB 2.0 / 3.0에 따라 커넥터의 모양이 다르니 꼭 USB 2.0으로 구매하세요.
크기는 3.5" HDD보다 조금 큰 편이라 책상 위에 두기 사용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케이스는 ABS가 아닌 합성 폴리머 재질인데 알루미늄이라면 더 좋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재질이나 디자인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케이스 위쪽에는 ifi Audio 로고가 음각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오디오의 경우 주관적인 느낌이 강한 분야라서 특유의 갬성(감성 아니고 갬성입니다. ^^)이 굉장히 중요한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ifi의 로고는 깔끔해서 좋아합니다.
전면에는 음원에 따라 다르게 표시되는 LED / Power Match 스위치 / 볼륨 노브(Knob) / 6.3mm 출력 / Xbass+ 스위치가 있습니다. Power Match의 경우 높은 임피던스의 헤드폰을 연결할 때 사용하게 되는데 이어폰이 아닌 헤드폰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Power Match를 사용하면 출력이 높아져서 헤드폰을 사용할 때는 청력이 손상되지 않도록 꼭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볼륨 조절 노브는 7시 ~ 5시까지 조절되며 걸림이 없는 무저항 방식으로 고급 앰프에 있는 노브처럼 아주 묵직한 느낌은 아니지만 실제 느낌은 준수한 편이었습니다.
뒤쪽으로는 아날로그 출력의 RCA 단자, USB 입력과 외장 어댑터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있지만 USB 버스 파워를 사용하기 때문에 PC에서는 별도의 전원을 연결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전원을 사용한다면 5V / 2.5A의 용량을 가진 어댑터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기존에 iFi의 iPower가 있다면 사용하는 게 좋겠지만 이 제품에 사용하려고 추가로 구매하는 건 조금 오버겠죠. iFi 제품들은 다른 브랜드와는 좀 다르게 뭔가 공돌이 감성이 느껴지는 제품들이 제법 많은 편입니다. ^^
기존에 앰프를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괜찮겠지만 저처럼 액티브 스피커에 바로 사용하려면 연결 방법을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DAC에서 아날로그로 출력되는 커넥터가 3.5mm AUX가 아닌 RCA 방식이라 사용하는 스피커에 따라서 2RCA to 2RCA 케이블이 필요하니 단자를 확인하고 미리 준비해 두세요. 일반적으로 PC에 연결되는 스피커는 RCA to Stereo(3.5mm) 방식이라 뒤쪽이 아닌 앞쪽 단자에 젠더로 연결을 할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헤드폰이나 이어폰 사용이 불편할 수 있으니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ZEN Air DAC를 구입한 목적은 맥북과의 연결이지만 AKG K702 헤드폰을 같이 사용하려는 이유도 컸습니다. 제품 박스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 제품은 USB DAC + 헤드폰 앰프의 기능이 있습니다. 헤드폰이 메인이라면 DAC가 아닌 ZEN CAN 같은 헤드폰 앰프를 따로 사용하는 게 가장 좋지만 DAC, 헤드폰 앰프, 앰프와 패시브 스피커까지 따로 사용하게 되면 책상이 복잡해지기도 하고 구입 비용 역시 부담이 되더라고요.
ZEN Air DAC의 후면 단자를 보면 ZEN DAC V2나 시그니처와 같은 상위 제품들과는 다르게 별도의 헤드폰 앰프나 다른 기기들과의 조합이 아닌 기기 단독으로 사용하는 제품임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앞쪽 단자는 6.3mm(1/4")로 3.5mm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하려면 별도의 젠더를 사용해야 합니다. 액티브 스피커에서 3.5mm 단자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할 수 있는 기기들도 있지만 이렇게 별도의 헤드폰 앰프를 통해 출력되는 소리와는 확실한 차이가 있습니다. 구동이 되는 것과 잘 들리는 건 분명 다르거든요. 만일 300Ω(옴)이 넘는 높은 임피던스의 헤드폰의 소리가 부족하다면 별도의 전원(어댑터)을 사용해 보세요.
USB 케이블을 연결하면 별다른 드라이버나 세팅이 필요하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출력 장치가 ZEN Air DAC에 맞게 USB Audio로 되어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iFi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시리얼 번호를 넣으면 최신 펌웨어를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외장 어댑터로 충분한 전원만 공급할 수 있다면 PC나 노트북뿐 아니라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DAC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여러 가지 설명을 하긴 했지만 소스 기기(재생 기기)와 USB 케이블만 연결하면 아주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와 연결은 뒤쪽 RCA로 헤드폰을 사용한다면 앞쪽 6.3mm 커넥터에 연결만 하면 끝이죠.
재생되는 곡에 따라서 kHz 아래 있는 LED의 색이 달라지는데 PCM 96kHz까지는 초록색 / 384kHz까지는 노란색 / DSD는 Cyan과 파란색으로 MQA(랜더링)는 보라색으로 표시가 됩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환경에서는 초록색 LED를 주로 사용할 거라 생각합니다.
출력을 높여주는 Power Match를 사용하면 옆쪽에 LED가 표시되는데 이어폰뿐 아니라 헤드폰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볼륨 노브를 작게 조절한 다음 사용해야 합니다. (소리가 엄청 커지니 조심 또 조심하세요.)
저음을 강화하는 XBass+도 LED로 표시됩니다. 기존 XBass보다 더 강력하게 저음이라서 그런지 XBass+가 붙었나 봅니다. DB를 보면 별도의 아날로그 회로를 통해 구동이 되어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강한 저음이지만 소리가 뭉개지거나 표현력이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저음 대역의 많아져서 제가 주로 듣는 음악에서는 좀 과한 느낌이었지만 저와 다르게 이런 부분이 필요하거나 좋아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맥북 프로에 ZEN Air DAC + Eris 3.5 액티브 스피커 + AKG K702의 조합은 예전부터 생각했던 구성입니다. 사실 스피커는 욕심을 내서 제넬렉 8020D, 아담 T5V를 사용하고 싶지만 XLR이나 밸런스 연결을 하려면 DAC나 다른 구성으로 바꿔야 하니 비용이 엄청나게 올라가게 됩니다. 취미로 기타 연주와 녹음을 하는 동생 작업실에는 ZEN 기기들을 연결한 일명 젠탑(ZEN Tower)이 있는데 볼 때마다 꽤나 부럽더군요.
음향 기기들을 새로 들이거나 업그레이드를 할 때 우선순위는 사람의 귀에 가장 가까운 장비들부터 바꾸는 게 좋습니다. 보통은 스피커(헤드폰, 이어폰)의 체감이 가장 크고 다음이 앰프 그리고 DAC 순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노트북의 3.5mm 단자에서 액티브 스피커를 연결하는 경우와 지금처럼 ZEN Air DAC를 연결했을 때는 소리가 어마어마하게 바뀌는 건 아닙니다. 그럼 왜 DAC를 사용하느냐?라고 물어보실 텐데 제 경우 소리의 표현되는 디테일에서 차이 때문에 구입을 했습니다.
좀 더 다르게 설명을 하면 DAC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1 ~ 100까지를 표현하는 단계가 정수(1, 2, 3.... 100)처럼 100단계라면 DAC를 사용하면 소수(1, 1.5, 2, 2.5, 3....... 99.5, 100)처럼 조금 더 세분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소리적인 특징 이외의 장점이라면 음악을 감상할 때 불편한 노이즈를 감소하는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PC나 노트북의 경우 사운드 칩셋은 메인보드에서 별도의 회로로 분리가 되어있지만 아무래도 여러 가지 신호가 섞여있고 3.5mm 아날로그로 출력이 되다 보니 사용하는 환경이나 기기에 따라 노이즈가 들릴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DAC는 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비 중 하나입니다.
◆ IFI ZEN Air DAC 비교 테스트
스피커의 소리를 레코더(Zoom H1n)로 다시 녹음을 한 영상이라 실제 느낌보다는 조금 덜하고 내부에 공조기가 많아서 관련 소음이 좀 많이 들어갔네요. 사운드 자체보다 두 기기간에 차이를 위주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맥북과 DAC 연결은 별도로 구입한 C to Type-B 케이블을 사용했습니다. (영상 왼쪽의 흰색 케이블)
영상에서는 보컬의 차이보다는 악기(기타 리프, 베이스, 드럼등)들의 소리에서 조금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소리가 더 좋은지는 직접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ZEN Air DAC를 사용하니 V2나 시그니처와 같은 상위 기종의 뽐뿌보다는 역시나 스피커에 대한 욕심이 더 커지더군요. 다른 기기들도 그렇지만 사운드 장비들은 하나를 추가하면 또 다른 기기들이 소리나 성능이 궁금해지더군요.
ZEN Air DAC는 10만 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여러 가지 기기들을 사용하고 있는 마니아보다는 DAC & 액티브 스피커의 조합으로 사용하려는 입문자들에게 적당한 제품입니다. 혹시 가격이 부담된다면 Air 보다 좀 더 저렴한 iFi UNO를 추천합니다. 저도 UNO를 구입하려다 디자인과 할인 행사 덕분에 ZEN Air를 구매했거든요.
스피커나 앰프와는 다르게 온라인상에서는 DAC에 대한 평가가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PC나 노트북에 들어가는 내장 사운드 칩셋들이 많이 좋아져서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진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DAC를 구매할 예산으로 앰프나 스피커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게 더 좋다고 조언을 하는 분들도 있고 보급형 DAC 성능에 대한 회의감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기기를 바꾸었을 때 소리에 대한 변화로 따진다면 분명 DAC는 스피커나 앰프에 비해 그 효과가 적은 게 사실이지만 DAC가 추가됨으로써 생기는 이점은 전문적으로 음악을 하거나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가적으로 저처럼 헤드폰 앰프가 필요하거나 노이즈로 고생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고요.
조금 더 나은 소리를 듣기 위해 ZEN Air DAC과 같은 제품이 필요한지에 대한 물어본다면 저는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답을 하겠습니다. 특히나 ifi 제품이라면 "I am 신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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