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모니터(모니터링) 스피커라고 하면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은 스피커뿐 아니라 헤드폰, 이어폰까지 모니터라는 이름으로 출시하는 제품이 많이 늘었습니다. 연주를 하거나 전문적으로 음악을 제작하는 환경이라면 고가의 모니터링 스피커를 사용했지만 이제는 개인의 연주뿐 아니라 영상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1인 크리에이터들이 많아지면서 이와 관련된 수요가 늘어난 거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해외 포럼이나 국내 커뮤니티등에서 보급형 모니터 스피커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가 높아진 제품으로는 에디파이어 MR4, 프리소너스 E3.5 스피커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에디파이어 MR4는 해외에서 구매하는 직구 가격이 워낙 좋다 보니 국내 사용자들도 꽤 많은 편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제품은 MR4의 경쟁 상대라고 할 수 있는 프리소너스 Eris E3.5 모니터 스피커입니다.
에디파이어 MR4 스피커는 브리츠(Britz)에서 수입해서 현재 정식으로 판매가 되고 있고 올해 초에 사용을 했었는데 좋은 점도 있었지만 몇 가지 아쉬운 부분들이 있어서 프리소너스 E3.5 스피커로 교체를 했습니다. 전 5월에 할인 행사를 통해 구입했는데 이번에 확인을 해보니 프리소너스 스피커들은 Gen2로 업그레이드가 되었더군요.
Eris 스피커는 블루투스를 지원되는 제품은 모델명 뒤에 BT가 붙으며 E3.5는 블루투스는 지원하지 않고 유선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3.5라는 이름은 우퍼 크기를 나타냅니다. (E4.5는 4.5인치 우퍼)
구성품은 스피커 한조, 케이블, 방진용 스티커와 설명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스피커에는 별도의 다리나 범폰이 없기 때문에 진동을 막아주는 방진 스티커 8개가 있습니다. 스피커의 진동을 막기 위해 별도로 스파이크, 슈즈를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괜찮겠지만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는 다소 귀찮은 부분일 수도 있으니 사용자에 따라서 호불호가 나뉠 거 같네요.
Eris 라인업은 다른 제품들과는 다르게 액티브 스피커가 오른쪽이 아닌 왼쪽으로 되어있습니다. 케이블 연결에 따라 좌우를 바꿀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부분은 꽤나 독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쪽에는 별도의 전원 스위치가 있으며 왼쪽으로 볼륨 조절 노브와 AUX 입력, 3.5mm 이어폰 출력 단자가 있습니다. Gen2에서 달라진 점은 볼륨 조절 노브의 위치를 확인하기가 쉬워졌으며 전원 LED가 바(bar) 형태로 우퍼 아래에 좀 더 크게 배치되었습니다.
뒤쪽으로는 입출력 단자가 있으며 8자형의 버터플라이 전원 단자가 있습니다.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전원 케이블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방식을 좀 더 좋아합니다.
드라이버(우퍼)의 크기가 큰 편은 아니라 무게 역시 다소 가벼운 편입니다.
일반적인 스피커에서 사용하는 RCA 입력뿐 아니라 모니터 스피커라는 이름답게 1/4"(6.3mm) TRS Balanced 입력을 지원해서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믹서(mixer) 같은 전문적인 장비와도 직접 연결할 수 있습니다. 어쿠스틱 튜닝의 경우 Low는 100Hz 대역을, Hight는 10kHz 근처 대역의 주파수를 -6db ~ +6dB까지 조절할 수 있어서 사용하는 환경(room)이나 취향에 맞게 조절을 할 수 있습니다. Gen2 스피커에서는 Standby 전원 스위치가 추가되었는데 아마도 절전 모드를 위한 추가 기능인 거 같습니다.
패시브 스피커의 경우 스피커 연결 단자(클립)로 간단하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가 MR4에서 E3.5 스피커로 교체한 이유게 세 가지인데 첫 번째는 스피커의 디자인이고 두 번째는 볼륨 조절 노브입니다. 스피커의 디자인이 다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사용자에게 꽤나 큰 부분입니다. ^^ 두 번째로 MR4의 볼륨 노브는 마우스 휠처럼 구분감이 있는 래칫 방식으로 되어있는데 저는 이게 너무 별로였습니다. 디자인과 함께 이런 느낌도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부분이겠죠.
인클로저의 크기는 MR4와 비교해서 가로길이는 거의 같지만 높이와 깊이가 조금 더 작은 편입니다.
케블라(kevlar) 재질의 3.5인치 우퍼는 푸른빛을 띠고 있는데 전원 스위치 위에 있는 프리소너스 로고와 깔맞춤인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이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스피커의 전원을 켜면 볼륨 노브(knob) 위에 있는 파란색 LED가 켜집니다.
앞쪽의 3.5mm 입력 단자를 통해 스마트폰, DAP는 물론 닌텐도 스위치와 같은 기기와 연결해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출력 단자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프리소너스 E3.5를 선택하게 된 세 번째 이유는 바로 비교적 단단하게 울리는 저음 때문이었습니다. 에디파이어 MR4 저음부의 표현이 나쁘지는 부드럽게 뭉쳐있는 듯한 느낌이지만 프리소너스 E3.5의 저음은 MR4보다는 조금 더 단단하게 들려서 제 취향에 잘 맞았습니다.
테스트는 어쿠스틱 튜닝을(High, Low) 모두 0dB로 설정한 상태로 녹음했습니다. Eris E3.5 스피커의 보컬 명료도는 꽤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으며 고음역대에서도 크게 롤 오프되는 부분이 없이 준수한 편이었습니다. 저역대의 소리 역시 뭉쳐서 들리지 않는 부분이 좋았지만 극저역의 표현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는 제품의 성격이나 유닛의 크기에 따른 부분이라 80Hz 이하 대역이 필요하거나 극저역대의 소리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좀 더 큰 유닛의 스피커를 선택하거나 서브 우퍼를 추가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비전문가로서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프리소너스 E3.5의 경우 모니터 스피커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위 모델인 E4.5 이상의 제품은 아직 들어보질 못했지만 뭐랄까 형님들을 따라 하는 막내와 같은 느낌으로 전문적으로 작업을 하는 프로들에게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죠. 물론 제품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이런 부분은 충분히 납득할만하고 간단한 녹음이나 유튜브와 같은 영상을 제작하는 분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넬렉(Genelec), 아담(ADAM)과 같은 업계에서 인정받는 좋은 스피커를 사용한다면 정말 좋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비용이라는 문제가 있으니 현재 상황에 맞는 소비를 하는 게 가장 좋겠죠.
에디파이어 MR4와 프리소너스 E3.5 두 개의 스피커는 라이벌처럼 항상 비교가 되는 모델입니다. 두 제품 모두 입문용 제품으로 가성비를 따질 수밖에 없는데 단순히 가격으로만 비교하면 프리소너스 E3.5가 두 배정도 비싼 편입니다. 하지만 해외 직구 제품과 국내 정식 유통 제품이라는 차이점도 있어서 이런 부분 역시 감안을 해야겠죠. 다른 것보다 제품의 가격이 최우선이라면 MR4가 좋은 선택이 되겠지만 2년의 as와 기능 그리고 소리의 성향이나 취향을 고려한다면 선택은 달라질 수 있겠죠. (제가 그랬습니다. ^^)
프리소너스 Eris E3.5를 전문가용 모니터 스피커라고 하기에는 분명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10만 원 초반대의 가격에 디자인이나 기능 그리고 소리까지 모두 따져보면 높은 점수를 받을만한 제품이었습니다. 특히나 영상 작업을 하거나 데스크파이를 입문하려는 분들에게 잘 맞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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