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공간이 아닌 사무실에서는 키보드를 치는 타이핑 소리가 크다면 동료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됩니다. 예전에는 일반적인 멤브레인이나 펜타그래프 방식에 키스킨을 사용한 제품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조용한 스위치를 사용한 기계식 키보드들이 점차 이 자리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보다 조용한 무접점 키보드를 사용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다양한 특주축 때문인지 무접점의 인기는 예전보다 많이 주춤한 거 같네요.
이번에 소개하는 한성컴퓨터 GK777SE는 오피스마스터(OfficeMaster)라는 이름만으로도 제품의 특징을 어느정도 알 수 있는데 기존의 사무용 키보드와는 다르게 화사하고 예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름처럼 사무실에서도 사용하기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스는 뽀송이라는 이름과 잘 맞는 파스텔 톤으로 되어있는데 키보드의 콘셉트와 박스 디자인이 정말 잘 어울리네요. 뽀송, 토독이라는 이름과 박스 디자인을 한 직원은 보너스를 좀 두둑이 줘야 할 거 같습니다.
박스 디자인은 마음에 들었지만 봉인 스티커가 없는 건 아쉽네요.
뽀송의 구성품은 키보드, 키보드 커버, 설명서, 청소용 붓, 리무버(키캡, 스위치)와 추가 스위치 3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GK777SE는 리니어 방식의 샤크(Shark 45g, 38g), 넌클릭 방식의 호크(Hwak 40g, 35g)로 총 네 개의 스위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키캡과 스위치 리무버(풀러)는 각각 따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GK777SE의 컬러는 모카 코코아 / 딸기 바나나 / 블루베리 스무디 3가지로 제가 소개하는 키보드는 블루베리 스무디입니다. 딸기 바나나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보라색이 맘에 들어서 블루베리 스무디를 구입했습니다.
케이블은 탈부착이 가능하지만 분리를 하려면 가이드(포트)를 제거해야 합니다. 케이블을 확실하게 고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분리할 때 다소 번거로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별도의 항공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어서 가이드를 분리한 채로 사용했는데 케이블이 커넥터에서 빠지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케이블은 사용하는 환경에 맞게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데 가운데가 아닌 양쪽으로 방향을 바꾼다면 가이트를 장착하는 편이 더 좋습니다.
높이 조절용 다리에도 실리콘으로 마감이 되어 있는데 이 조절용 다리는 두 개가 아닌 하나만 있어서 키보드의 높이는 2단계로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리가 하나만 있는 경우는 오랜만에 보는 거 같네요.
케이블을 포함한 무게는 1,125g으로 스펙보다는 가볍게 측정이 되었지만 텐키리스 배열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무게는 좀 나가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무거운 키보드를 더 좋아합니다.)
대부분 사용자에게 가장 익숙한 스텝스컬쳐2가 적용되었습니다.
문자열은 흰색, 모디열은 보라색으로 되어 있으며 하늘색과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흰색이나 레트로(retro) 디자인을 좋아하는데 GK777SE의 화사하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키캡은 PBT 재질이며 염료 승화 방식으로 각인이 되어 지워질 염려는 없습니다. 키캡의 표면은 PBT 특유의 까슬까슬함이 없는 부드러운 재질이었습니다.
Esc, Enter 두 개는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상태 표시 LED는 3개가 있는데 위쪽부터 Caps Lock, Scroll Lock, Winkey Lock으로 흰색으로 점등이 되는데 일반적인 텐키리스 키보드와는 위치가 많이 다른 편입니다. 일반적인 텐키리스 배열과 크기인데 LED를 왜 이쪽으로 배치했는지 궁금하네요.
측면에 새겨진 기능들은 Fn 키(key)와 조합으로 키보드의 기능을 바꿀 수 있으며 이 부분(측각)만 레이저로 각인이 되어있습니다. (레이저라고 해도 측각은 사용자의 손에 닿지 않아서 지워질 염려는 없습니다.)
맥이나 맥북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키보드의 색 때문에 맥북과 잘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GK777SE는 무선이나 블루투스 기능이 없기 때문에 맥북과의 연결은 유선으로 해야 하는데 이때는 별도의 USB 허브나 독(Dock)이 필요합니다. (USB Type-A)
Windows에서는 Fn키와의 조합으로 다양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으며 키캡에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사용하는데 약간의 적응이 필요합니다. 염료 승화방식으로 인쇄하기 어려웠다면 Ctrl, Win, Alt처럼 측각으로 했다면 좀 더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Fn + F1 ~ F12 : 탐색기, 기본 브라우저, e-mail, 기본 플레이어, 이전 트랙, 다음 트랙, 재생/일시정지, 정지, 소리 작게, 소리 크게, 음소거, 계산기를 실행합니다.
Ctrl , Winkey, Alt 조합은 한번 누르는 게 아닌 Fn 키와 3초간 누르고 있어야 사용할 수 있으며 해당 기능이 바뀔 때마다 상태표시 LED가 점등이 되어 모드가 변경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Fn + Ctrl : Caps Lock, 왼쪽 Ctrl키가 바뀜
Fn + Winkey : Winkey Lock
Fn + Alt : Windows / Mac 변경(OS)
Ctrl(좌) + Esc + Ctrl(우) + F12 : 5초간 누르면 키보드가 초기화됩니다. 키보드 리셋은 4개의 키 입력뿐 아니라 순서를 지켜야 하니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GK777SE 오피스마스터는 저소음 리니어 방식인 뽀송(Shark, 38g/45g)과 저소음 넌클릭 토독(Hawk, 35g/40g)으로 총 4개의 스위치(축)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판(PCB)은 3핀과 5핀 스위치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퀵스왑 소켓이며 정방향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스페이스에는 통울림을 줄이기 위한 러버(고무) 가이드 두 개가 사용되었으며 스테빌라이저에는 모두 윤활이 되어있어서 거슬리는 철심 소리를 줄여주고 있습니다.
스위치나 기판(PCB) 모두 LED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화려한 RGB LED까지는 아니라도 단색(화이트) LED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이 부분은 아쉽더군요. 자주 언급하는 부분이지만 있는데 안 쓰는 것과 없어서 못 쓰는 건 분명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키캡은 염료승화 방식으로 각인이 되어있으며 키캡의 두께도 얇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PBT 재질과는 다르게 까슬까슬하지 않고 ABS와 비슷하게 부드러운 느낌이었습니다.
키캡의 높이 역시 부담스럽지 않은 체리 프로파일입니다. 노란색 포인트 키캡과 보라색의 모디열 디자인(색)은 확실히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키캡의 배색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선으로 맥북과 연결하고 Fn + Alt 기능으로 OS 모드를 변경하면 Ctrl, Option, Command 키들은 맥, 맥북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펑션 키에 위치한 기능 키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일부키는 사용할 수 있지만 키 위치가 달라지므로 맥 환경에서는 다소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맥이나 맥북에 사용하기 위해 이 키보드를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테니 이런 부분이 아쉽거나 단점으로 생각되지는 않았습니다.
상태표시 LED는 위치도 별로였는데 빛샘 현상이 심해서 실제 사용할 때 꽤 거슬리더군요. 사진은 맨 위에 있는 Caps Lock만 활성화된 상태인데 아래 있는 두 개도 켜진 것처럼 빛샘이 심한 상태입니다. 추가로 전용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엑셀이나 여러 가지 다양한 업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매크로를 사용하려면 전용 소프트웨어는 필수인데 말이죠. 특히나 요즘 키보드 시장을 생각한다면 더욱 아쉬운 부분입니다.
키보드를 실제로 타건 해보니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뽀송이라는 이름처럼 전체적으로 상당히 부드러운 느낌이었으며 내부 윤활로 인해 스프링이나 기타 잡소리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분명 기계식 스위치인데도 불구하고 무접점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폭신폭신한 러버돔의 느낌이 나더군요. 비단 스위치 타건 느낌뿐 아니라 스테빌라이저의 소음 역시 상당히 놀랄 정도로 뛰어난 수준이었습니다. 요즘은 키보드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스테빌라이저의 성능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저소음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기보강 실리콘 패드와 하부 흡음재 두 개를 사용했는데 통울림 역시 상당히 잘 잡혀있었습니다. 요즘 사용되는 폼떡 수준은 아닌지라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정도라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성능이었습니다. 처음 구매할 때는 디자인적인 요소가 가장 컸지만 실제 사용해 보니 타건감에서 오는 만족도가 디자인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무용 PC라고 하면 사양이 좀 낮거나 가격이 저렴한 시스템이지만 키보드에서는 이야기가 많이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펜타그래프 방식을 사용했고 키보드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가격이 좀 더 비싼 무접점 방식의 리얼포스나 노뿌 제품인 한무(한성 무접점), 앱무(앱코 무접점) 키보드를 많이 썼습니다.
이제는 사무실에서도 눈치 보이지 않을 만큼 조용한 기계식 키보드가 많아졌는데 오피스마스터 GK777SE 뽀송 역시 조용한 장소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순 조용하기만 한 키보드가 아니라 타건감까지 좋은 편이라 사무실뿐 아니라 집에서 사용하기에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키보드였습니다.
디자인, 타건감까지 정말 만족스럽지만 실제 사용을 해보니 전용 프로그램이 없는 것과 상태표시 LED (위치 & 빛샘 ) 두 가지 부분은 많이 아쉽더군요. 물론 저와 다르게 이런 부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들이라면 90점 이상 줄 정도로 만족도가 높을 거라 생각합니다. 모델명 이외에 "오피스마스터 & 뽀송"이라는 이름(수식어)이 붙었는데 실제로 사용해 보니 이런 이름과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는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디자인은 물론 키보드를 치는 즐거움까지 모두 잡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만족스러운 제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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